[양준모칼럼] 위선적 정치와 불통의 정치, 그리고 예산안
[양준모칼럼] 위선적 정치와 불통의 정치, 그리고 예산안
  • 양준모 교수
  • 승인 2018.11.08 2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공정, 공평, 정의는 정치인들의 단골 단어이다. 제5공화국은 ‘정의사회 구현과 복지사회건설’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지난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연설문에는 “이제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도 않습니다. 불평등이 그대로 불공정으로 이어졌습니다.”라는 단정적 표현이 있다. ‘함께 잘 살자’라는 주장도 보인다. ’분노하라‘라는 책 제목만큼이나 선동적이다. 선동과 위선은 동전의 양면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불통이 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문재인정부의 정책들은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국민의 우려는 듣지 않는다. 불통의 결과는 참담했다.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고용참사가 벌어지고 있다. 일자리 정부라는 구호가 무색해졌다.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실업자는 거의 매월 100만 명을 넘고, 고용률은 떨어지고 있다. 40대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개선되던 소득불평등은 2006년 이후 가장 높아졌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잘못된 정책으로 이 사회가 더 불공정해지고 있다.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고 개선되던 경기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계속 악화만 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정책은 불행하게도 실패했다.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도 없이 마련한 이번 예산안은 국민을 더 힘들게 할 뿐이다. 예산안을 설명하는 자료에는 아름다운 말로 가득하다. 위선이다.

 

이번 예산안으로 국민의 부담은 늘고 삶은 더 팍팍해진다. 국민의 소득은 4.4%밖에 늘지 않는데 국세 증가율은 11.6%이다. 국가가 개인의 삶은 책임진다고 하는 데 늘어나는 것은 공무원이고 행정 예산이다. 이제 인구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고갈되고 국가채무가 불어나고 있다. 미래의 부담이 늘고 있다. 자식들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던 대한민국은 사라지고,수당공화국으로 전락하고 있다.

 

포용적 성장을 이야기하면서 소상공인들의 신음소리는 왜 듣지 않는가. 분노와 갈등을 조장해서는 포용적 성장이 되지 않는다. 청년과 노인을 나누고, 여성과 남성을 나누는 것이 포용적 성장이 아니다. 그 누구와도 함께 일하는 경제가 포용적 경제이다. 열심히 일한 만큼 받는 것이 공정이고 포용이다. 세금 내는 사람과 세금 받는 사람을 구별해서 정책을 펴서는 포용적 성장은 요원하다.

 

한부모가족의 아동양육비를 7만 원 올려주고 아동수당 10만 원을 지급한다. 국민에게는 푼돈 주고 자신을 홍보하는 예산은 수억원씩 증액시킨다. 정책으로 일자리 줄이고 일자리 예산을 증액하는 것이 이해가 되는가. 자기 부처의 홍보예산과 용역비는 늘리고, 산하단체의 다른 예산은 모두 줄여 인건비로 전환하는 사례도 보인다. 총리실에는 홍보 촬영 스튜디오도 만든다고 한다.중복이고 비효율이고 위선이다.

일자리 예산만 23.5조 원이다. 지난해 168개 일자리 사업이 추진됐다. 그 많은 예산을 써서 고용이 얼마나 늘었는가. 올해 예산안에는 204개의 일자리 사업이 추진된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사업들이 평가도 없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예산안을 국민은 지켜만 보아야 하는가.

 

 

예산은 정부의 힘이 아니라 국민이 번 돈이다. 정책 실패는 정책을 수정해서 고쳐야 한다. 예산을 이용해서 정책의 실패를 감추려고 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예산은 정권을 홍보하는 데 쓰는 돈이 아니다. 와인바, 이자카야, 백화점 등의 상호는 업무추진과는 무관해 보인다. 특수활동비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예산이 일부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번 예산안은 국민에게 실망만 가져다줬다.

 

위선으로 포장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정책이 실패했는지는 국민이 결정할 일이다. 정책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이 소통의 시작이다. 소통을 통해 정책을 교정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대한민국을 침몰시키지 않도록 새로운 정책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